임동혁 콘서트 후기

2010. 2. 22. 01:21 from Favorite/Music

대전 문화 예술의 전당 - 아트홀


 오늘은 대전 문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리사이틀을 보고 왔다. R석이 7만원이라 너무 비싸게 느껴졌지만, 마침 카이스트 학생은 30%할인이 된다고 하여 5만원정도에 표를 끊어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프로그램은 주로 라벨과 프로코비예프 위주였다. 사실 라벨과 프로코비예프 둘다 현대 음악에서는 거장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작곡가이다. 간단히 특성을 설명하면 라벨은 피아노 4대 난곡인 '밤의 가스파르'로 유명하며 프로코비예프는 러시아 특유의 피아노를 타악기 처럼 다루는 강렬한 인상의 소나타(특히 7번 3악장)가 유명하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라벨: 죽은 왕비를 위한 파반느 / 밤의 가스파르 전곡(오딘 - 물의 요정, 교수대, 스카르보 - 도깨비)
쇼팽: 마주르카 4곡 / 폴로네이즈 환타지
프로코비예프: 소나타 7번 전 악장
슈베르트: 즉흥곡 3번(앵콜)

정도 였는데... 임동혁이 정말 천재이긴 천재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임동혁을 좋게 평하지 않는 사람들은 감정에 너무 치우쳐 있다든가, 아니면 선이 가늘어 파워가 부족하다든가.... 이런 말들을 하는데... 오늘 프로코비예프 소나타 7번 3악장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 였다. 무슨 피아노를 드럼치는 것 처럼 치는데 평소 프로코피예프가 피아노는 타악기라고 말했다는데 정말 그 말에 충실한 공연이었다. 물론 감정 표현이야... 말할 것도 없다. 피아노 4대 난곡중인 하나인 밤의 가스파르 1번 - 오딘에서는 맑다 못해 너무 투명해 깨져 버릴 것 같은.... 시퍼런 투명함이 느껴졌다. 테크닉적으로 완벽했던건 말할 것도 없고... 굳이 찾자면 마지막 음이 조금 부실하다는 건데.... 밤의 가스파르를 이 이상 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젊은 거장 임동혁'의 건재함과 올해의 쇼팽 콩쿨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는 공연이 었다. 다만 혼자가서 양 옆에 커플과 어떤 일행들에게 둘러 쌓여있었다는 점만 빼면  별 5개짜리 공연이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ㅋㅋ 그래도 혼자 즐기는 공연도 꽤나 즐거웠다. 사실 이런 클래식 공연에 혼자 가본적은 처음인데 나에게는 참 좋은 취미 생활인 것 같다. 아, 그리고 다음 부터는 좀더 곡을 많이 듣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나는 쇼팽 중에서도 에튀드, 발라드, 스케르초, 녹턴, 즉흥곡, 왈츠 쪽 정도 밖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마주르카나 폴로네이즈도 여유가 있으면 건들여 볼만하다고 느겼다. 그리고 현대 음악은 솔직히 관심 없었는데..., 그래도 조금은 알아둬야 될 것 같기도 하다...

 아, 오늘은 리포트를 다 못썼지만 그래도 참 괜찮은 하루였다. 힘내서 내일 실험하고 보고서 마무리를 해야겠다! ㅋㅋ 아 요즘 딸기가 2팩 큰거에 5천원 밖에 안한다. 너무 맛있다. 한동안 딸기나 많이 먹어야겠다ㅋㅋ.



Posted by Curatio :